글쓰기 챌린지/매일 10분 글쓰기

8일차 - 글쓰기 좋은 질문 642 / 49번째

흰둥이언니 2019. 11. 25. 21:24


49. 당신이 기억하는 최초의 죽음과
가장 최근에 경험한 죽음의 차이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죽음은 7살 무렵 무지개 다리로 건너보낸 하얀 강아지이다. 그 놈은 하얗고 해맑은 얼굴로 친구라곤 아무도 없는 그 적막한 동네에서 내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 주었다. 우리는 같이 조용한 동네를 돌아다니고 난 그 놈을 안고 주물럭대며 온기를 느끼고 행복해 했다. 가난한 시골집에 온 그 놈은 변변한 예방접종 따위는 없이 있다가 파보병인가 하는 피똥을 싸는 병에 걸렸다. 7살 내가 아무리 정성껏 들여다 보고 간호해 줘도 그 병은 그렇게해서는 나을 수 없는 병이었다. 옥상에 매놓은 그놈을 보러 또 올라간 어느날, 올라오는 나를 보고 힘겹게 일어나 꼬리를 흔드는 하얀강아지를 품에 꼬옥 안았다. 안쓰러웠던 것 같다. 그놈은 피똥을 주르륵 싸고 내 품에 안겨 죽었다. 바지에 묻은 피똥 따위는 안중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서럽게 울며 그놈을 안고 아빠한테 갔다. 아빠의 속상한 건지 화난 건지 모르겠는 얼굴에 순간 마음이 오그라들었었다. 오래 울었다. 아마 그게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죽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