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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추천] 여름의 겨울 / 아들린 디외도네

흰둥이언니 2020. 9. 7. 20:48

폭력을 당해본 사람은 압니다. 자신의 고통이 누군가에겐 쾌락이 되고 있다는 것을요. 그 사람의 쾌락을 얼핏얼핏 발견할때. 너무 비참하고 영혼은 산산히 깨뜨려 집니다. 더욱이 나를 사랑해줘야 할 가족이 폭력을 행사할 때는 두배로 괴롭습니다. 쾌락을 맛본 사람은 아마 폭력을 반복하게 될 겁니다. 반복되는 폭력 앞에 맞서 폭력을 멈출 수 있을까요? 

책을 읽는 내내, 배에 뱀 한마리가 있는 듯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폭력이 휘몰아치기 직전의 그 긴장과 두려움을 내가 터뜨려 버릴 것 같았어요. 읽는 내내 괴로운 마음이었습니다. 주인공 아이가 마지막 죽음을 받아들이려고 할 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제 그만 쉴 수 있을테니까요. 오랜 두려움과 긴장에 읽는 저도 아이도 모두 지쳐있었어요. 죽음을 받아들이는 지친 아이의 마음이 슬퍼 눈물이 났습니다. 하지만 결말이 그렇게 나지는 않았어요. 아이는 쉽게 꺽이지 않았어요.

아이의 시선에서 쓰였어요. 공감이 너무 되서 괴로우실 수 있어요. 그렇지만 마지막 결말은 앞에서 느끼는 고구마 백개 먹은 답답함을 뚫어줍니다. 하지만 해피엔딩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마 해피엔딩은 아빠의 변화겠죠. 다른 이의 고통이 쾌락이 되지 않는 것. 약하고 소중한 한 인격을 존엄하게 대하는 거겠죠. 생명이 있는 동물을 불쌍히 여기며 돌보는 거겠죠. 밤에 불꺼놓고 전자책으로 읽다가 너무 두려워졌어요. 어렸을 때 맞았던 기억, 사냥꾼이 사냥을 하듯 나를 낚아챘던 깡패의 기억 때문인 거 같아요. 폭력의 상처는 다 사라졌는데 마음은 여전히 아프다고 아우성을 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