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집이 불타고 있다면 가장 먼저 뭘 가지고 나오겠는가?
집이 불타고 있을 때 가지고 나온 물건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 일까 아니면 급한 마음에 뭐라도 집어든 물건일까. 집이 불타고 연기가 가득차는 극한의 상황에서 나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물건을 챙길 수 있을까. 그냥 내 손이 닿는 반경에 그래도 이것만은 가지고 나가야해 하면서 집어든 물건이겠지. 그렇다면 핸드폰이고, 두번째는 아이패드고, 세번째는 아빠가 생일마다 준 용돈 봉투이고, 네번째는 엄마가 사준 롱패딩이다. 생일축하 용돈이 들어 있는 봉투 겉면에는 아빠의 편지가 써있다. 사실 편지라기보다 메모다. 두세줄 써있다. 00야, 로 시작하는 으른글씨. 00야, 뭐해라, 뭐하고, 뭐해라. 생일축하한다. 긴 글에서 느낄 수 없는 축약된 마음. 머리와 꼬리를 다 떼낸 몸통같은 굵직한 한방들. 아빠는 잔소리뿐이지만 끝없이 뭐하고 뭐해라 당부하는 결론은 애틋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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