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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챌린지/매일 10분 글쓰기13

16일차 - 글쓰기 좋은 질문 642 185번째 어머니가 준 선물 185. 어머니가 준 선물 얼마 전에 엄마가 택배로 옷을 보냈다고 했다. 싼거라고 수줍게 말하는 엄마가 안쓰러웠다. 고향집에 가면 엄마는 쇼파 밑에 쭈그려 기대앉아서 핸드폰을 열심히 들여다 보고 계신다. 옷을 구경하다가, 어느날 그 코트가 나에게 예쁠거 같아서 샀단다. 해외배송이어서 2주는 넘게 걸렸다. 마침내 집에 도착한 옷은 영 내스타일이 아니었다. 엄마가 보내준 사진과는 너무 달랐다. 어떠냐는 엄마의 신나는 목소리에 예쁘다고 중얼거렸는데, 엄마도 낌새를 채린 모양이다. 서운한 엄마에게 미안하고 그 사진 속 모델같지 못한 내 짧둥한 팔 다리가 민망했다. 왜 뜬금없이 코트를 사주셨을까. 아마 최근에 엄마 병원에 악착같이 쫒아가거나, 생일 편지에 사랑한다고 구구절절 쓴게 엄마 마음에 좀 닿았을까. 엄마를.. 2020. 1. 7.
15일차 - 글쓰기 좋은 질문 642 107번째 아버지가 몰던 차 107. 아버지가 몰던 차 아빠가 제일 먼저 몬 오토바이에 우리가족 모두가 들러붙어 이동하곤 했다. 마치 갯벌에 붙은 굴처럼 켜켜이 아빠에게 붙어서 시골길을 달렸다. 한번은 길이 어둡고 미끄러워 논두렁같은 곳에서 미끄러졌다. 온 가족이 어두컴컴한 도랑에 처박히고 말았다. 솔직히 나는 당시 상황이 기억 나지 않는다. 다만 아빠와 엄마에게 전해들은 게 너무 생생해서 마치 내가 다 기억하고 있는 듯 느낄 뿐이다. 그 생생한 기억에서 아빠는 당황하고 미안해 했다. 언니와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물건처럼 서있었다. 엄마는 우리를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빠는 그렇게 엄마와 나와 언니의 생계를 엎고 다녔다. 우리는 정말이지 아무것도 모르는 굴딱지처럼 아빠에게 얹혀 살았다. 아빠가 많이 무거웠을까. 엄마랑 같이 힘든.. 2020. 1. 6.
14일차 - 글쓰기 좋은 질문 642 / 91번째 91. 어린 시절 내 방에 있던 세 가지 물건 첫번째는 엄마가 사준 만화 백과사전이다. 갈색 나무 차단스에 줄줄이 꽂혀 있었다. 그 책은 내가 집까지 데려온 방문사원에게서 엄마가 어쩔 수 없이 구입한 책이었다. 어렸을 때 나는 책을 너무 좋아했고, 학교 도서관 책은 거짓말 좀 보태서 반은 읽었던거 같다. 나는 책을 더 맘 놓고 읽기 위해 도서관 사서 자원봉사를 했다. 내 책에 대한 갈증은 동네 도서관으로, 교회 친구네 책을 빌려읽는 것으로 번져갔다. 어느 날 놀이터에서 생각 없이 흙장난 중이던 나를 책 방문판매 아줌마가 포착하셨다. 아마 멀리서 보고 입맛을 다셨을까. 맹하게 생긴 게 딱 좋은 사냥감이었을 것이다. 아줌마는 나에게 열정적으로 백과사전을 설명했다. 자세한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 2019. 12. 19.
12일차 - 글쓰기 좋은 질문 642 /77번째 77. 엿 먹어라! ​ 엿 먹어라 내 마음을 짓밟은 나쁜놈들 모두 다 엿 먹어라 날 뽑지 않은 멍청이 회사들 엿 먹어라 친구인척 이용한 나쁜년들 엿 먹어라 모두 다 엿을 먹어라 너네 없이도 나 잘 산다 그깟 사랑 없어도 나는 잘 살거다 그래도 엿은 먹어라 왜나면 내가 준 마음은 수줍고 진실했기 때문에 이른 봄에 핀 들꽃처럼 수수해도 아름다웠기 때문에 누군가는 밟지 않고 소중히 꺾어서 꽂아놓았어야 했기 때문에 누군가는 받아줬어야 했기 때문에 그래서 다 엿을 먹어라 왕엿 먹어라 ​ 2019.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