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쓰기 챌린지/매일 10분 글쓰기

11일차 - 글쓰기 좋은 질문 642 / 66번째

by 흰둥이언니 2019. 12. 4.

66. 어떤 방법으로 죽을지 선택하라.

나는 오늘밤 잠자리에 누울 것이다. 그리고 눈을 감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아주 조그매서 보이지않던 때부터 거슬러 올라가서 감사한 일들을 생각해낼 것이다. 그리고 일일이 감사하다고 소리를 내서 말할 것이다. 예를 들어 엄마의 눈을 보고 따뜻함을 느낀 것 부터 아빠의 손 조물거림, 내 투정에 하하하 호탕하게 웃는 것, 언니의 애쓴 대화, 죽으려는 나를 말리는 그 마음, 모든 것을 감사하고 싶다. 그리고 후회하는 일을 떠올리고 후회한다고 소리내서 말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때 너무 쉽게 포기했던 의사가 되는 꿈. 아빠와 오랜시간 갈등했던 것, 나를 위해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 수많은 사람앞에 나도 나의 비난자로 섰던 것, 그때 내 편을 들어줘야 할 사람은 누구도 아닌 나였는데, 난 그러지 못했다. 엄마가 어렵게 말한 그 가죽 쇼파를 사줬어야 했다. 그렇게 가고 싶어 하던 선진국 여행을 시켜줬어야 했다. 아빠에게 전화를 가끔 했어야 했다. 그 끝없는 이야기를 그냥 듣고만이라도 있어야 했다. 사랑한다고 손을 잡아 줬어야 했다. 병원에서 수술받고 혼자 있을 때 괜찮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았어야 했다. 언니가 사실은 날 많이 사랑한다는 걸 받아들였어야 했다. 그리고 나도 많이 사랑한다고 말했어야 했다. 후회하는 일이 파도 같이 밀려온다. 사실 내가 말하려고 했던 건 잠자는 자리에 누워 죽는걸 선택한다는 거였지만, 주제가 변해버렸군.

 

출처:https://www.istockphoto.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