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
검사생활 이야기, 김웅 자신의 이야기, 사회, 법에 대한 생각들이 담겨 있습니다.
저렇게 말하니 별 재미없고 딱딱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저자의 직업은 개그맨 혹은 작가인 듯 재밌는 비유와 진솔하게 자신을 드러낸 글들 때문에 푹 빠져서 봤습니다.
저에겐 다소 생소한 검사들, 법의 세계를 훔쳐본 느낌이었어요. 실제 수사한 사례들이 많이 나오는데, 어떻게 저렇토록 약한 사람 등을 쳐먹고 짓밟는지,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기와 범죄가 들끓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사람 본성의 악함을 뼈져리게 느꼈구요.
실제 사기 사건들이었기 때문에, 저자가 조심해야 할 부분을 짚어주는 건 참고해 볼만 합니다.
“어설프게 아는 것은 사기당하는 지름길이다. 사기의 세 번째 공식이다. 나름대로 알아보는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주변의 지인이나 인터넷 검색으로 얻은 정보는 없느니만 못하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대신 해주는 것은 없다. 대신해주겠다는 사람은 대개 브로커다. 뭐든 새로운 일을 하려면 그곳에서 직접 6개월 이상 일해보고 나서 결정해야 한다. 그게 싫다면 차라리 안 하는 것이 낫다. 그냥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말은 모조리 거짓말이다.”
리디 북스로 읽었는데, 밑줄친 부분을 발췌해 봤어요.
<책 중에서>
길을 모를 때는 그냥 그 자리에 멈추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노를 저어야 할 때도 있지만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사람은 어떤 동물보다 적응력이 뛰어난 만큼 마음도 쉽게 변한다. 공돈이라도 일단 자기 수중에 들어오면 자기 자산으로 인식해서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손실이라고 믿는다. 적어도 행동경제학에서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
선의는 자신이 베풀어야 하는 것이지 타인에게 바라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진 꽃은 다시 필 수 있지만, 꺾인 꽃은 다시 피지 못한다.
내가 가진 작은 조각들을 모으고 모아서 전체 퍼즐을 맞추면 거짓을 꿰뚫는 창이 된다.
그러나 사건들은 시나리오처럼 뚜렷한 모습을 가진 것이 아니다. 선과 악이, 원인과 결과가 그렇게 쉽게 구분될 수 없다. 만약 쉽게 구분된다면 그건 감정 탓이다.
사람들의 기억은 부드럽고 잘 구부러지면서도 완강하다. 쉽게 변하고 변한 후에는 고집스럽다는 뜻이다.
경청은 그냥 듣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반응해야 하는 대화의 일종이다. 그래서 경청은 판소리의 고수와 비슷하다. 추임새를 잘 넣어야 하고 박자도 잘 맞춰야 한다.
위기 관리 전문가 에릭 데젠홀은 이렇게 말했다. “뉴스 매체는 결코 타락할 수 없는 공명정대한 존재가 아니라 진실과 아무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상처 입히려는 강한 욕구를 가진 영리 기업일 뿐이다.”
흔히 처벌이 능사는 아니라고 한다. 이는 처벌만 하면 안 된다는 말이지 처벌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인권 의식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사람들은, 특히 대중들은, 자신들을 화나게 만드는 것을 징벌하는 게 정의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여럿이 뭉칠수록 분노와 정의를 더 빈발하게 혼동한다.
인터넷이나 방송은 현실의 일부분만을 고려해 뽑아낸 이미지를 꺼내 들고 왜곡된 사실과 결론을 강요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 그러한 매체에 노출된 사람들은 자신이 많은 정보를 축적했다고 착각하기 쉽고, 또 은밀이 강요된 결론을 자신의 이성적 사고의 결과로 오해하기 쉽다. 아는 것도 많고 세상을 보는 눈도 가졌다고 단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건 비만 오면 풍년인 줄 아는 서울 놈 꼴이라 할 수 있다. 지루하고 단편적인 사고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단편적인 사고를 하느라 활용하지 않고 아껴둔 머리는 편 가르기를 하거나 누군가를 지독히 미워하는 쪽으로 사용된다.
배움이 깊은 사람들이 하는 말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때로는 공급이 수요를 만들기도 한다.
구박데기로 자란 신데렐라가 왕자와 결혼한 후 진짜 행복했을까? ‘천일의 앤’처럼 남자의 사랑이 금세 식었을 수도 있고, 비천한 신분으로 인해 영원히 고통 받았을 수도 있다.
사람들이 실은 알고 있으면서도 간과하는 것은, 법은 불구이자 어느 하나만이 옳다고 선언할 수 밖에 없는 치명적인 결함을 지닌 분쟁 해결 방법이라는 점이다.
원인을 잡지 않고 증상만 해결하는 것은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붙들어 맨 후 바람이 멈췄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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