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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챌린지/매일 10분 글쓰기13

11일차 - 글쓰기 좋은 질문 642 / 66번째 66. 어떤 방법으로 죽을지 선택하라. 나는 오늘밤 잠자리에 누울 것이다. 그리고 눈을 감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아주 조그매서 보이지않던 때부터 거슬러 올라가서 감사한 일들을 생각해낼 것이다. 그리고 일일이 감사하다고 소리를 내서 말할 것이다. 예를 들어 엄마의 눈을 보고 따뜻함을 느낀 것 부터 아빠의 손 조물거림, 내 투정에 하하하 호탕하게 웃는 것, 언니의 애쓴 대화, 죽으려는 나를 말리는 그 마음, 모든 것을 감사하고 싶다. 그리고 후회하는 일을 떠올리고 후회한다고 소리내서 말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때 너무 쉽게 포기했던 의사가 되는 꿈. 아빠와 오랜시간 갈등했던 것, 나를 위해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 수많은 사람앞에 나도 나의 비난자로 섰던 것, 그때 내 편을 들어줘야 할 사람은 누.. 2019. 12. 4.
10일차 - 글쓰기 좋은 질문 642 / 58번째 58. 내가 더이상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순간 이런 순간은 많았다. 어쩌면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내가 어린아이가 아니라고 늘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나는 엄마를 진심으로 불쌍히 여겼고, 반에 누군가를 좋아했고, 때론 사랑에 빠졌다고 느꼈다. 나는 책을 읽고 집에 오는 30분거리 골목길을 올라가며 끝없는 생각을 했다. 나는 언제나 내가 아이가 아니라고 믿었던 것 같다. 나는 그냥 나였다. 아이인 나와 어른인 나를 경계짓는 순간은 없었다. 그저 막연히 '어른'이란게 되고 싶던 중고등학교 시절이 있었을 뿐. 내가 생각하기에 어렸을때 나는 오히려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배려했으며 악의없는 친절을 베풀었다. 그렇지만 오히려 나이를 먹어 가면서 나는 더 어린이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언제나 의심의 눈초리로 사람.. 2019. 11. 28.
9일차 - 글쓰기 좋은 질문 642 / 57번째 57. 당신이 좋아하는 반려동물의 성격에 대해 생각해보라. 흰둥이는 소심하고 겁이 많아 공격적이었다. 그 누구도 우리집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었다. 흰둥이는 대문에서 두려워하며 우리집으로 오는 모든 손님을 내쫓았다. 흰둥이는 왜 그렇게 무서워했을까. 나처럼 사람들이 두려웠을까. 난 괜찮다고 흰둥이를 달래고 쓰다듬고 혼내고 심지어 궁뎅이를 때려도 흰둥이의 무서움과 공격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차라리 안아줄껄 무서워하지 않게 그냥 안아줄껄 이제서 어렴풋이 그놈이 느꼈을 공포와 두려움을 실제 형체로 본다. 어쩔수 없이 자꾸만 들어오는 사람들을 밀어낼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던 애타고 두려운 그놈의 마음을. 2019. 11. 27.
8일차 - 글쓰기 좋은 질문 642 / 49번째 49. 당신이 기억하는 최초의 죽음과 가장 최근에 경험한 죽음의 차이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죽음은 7살 무렵 무지개 다리로 건너보낸 하얀 강아지이다. 그 놈은 하얗고 해맑은 얼굴로 친구라곤 아무도 없는 그 적막한 동네에서 내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 주었다. 우리는 같이 조용한 동네를 돌아다니고 난 그 놈을 안고 주물럭대며 온기를 느끼고 행복해 했다. 가난한 시골집에 온 그 놈은 변변한 예방접종 따위는 없이 있다가 파보병인가 하는 피똥을 싸는 병에 걸렸다. 7살 내가 아무리 정성껏 들여다 보고 간호해 줘도 그 병은 그렇게해서는 나을 수 없는 병이었다. 옥상에 매놓은 그놈을 보러 또 올라간 어느날, 올라오는 나를 보고 힘겹게 일어나 꼬리를 흔드는 하얀강아지를 품에 꼬옥 안았다. 안쓰러웠던 것 같다. 그놈은 피.. 2019. 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