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은 매우 복잡합니다. 마음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감정을 이해하는' 것 입니다.
감정에 대해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어요.
감정은 해소되지 않으면 무의식 속에 쌓여 호시탐탐 밖으로 나올 기회를 엿보거나, 제발 알아달라고 떼를 쓴다는 것 입니다. 감정이 안 풀리면 쓸데없는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어 항상 지치고, 인식의 제한이 생겨서 올바른 판단도 어렵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분노가 무의식에 쌓여 있는 경우, 세세한 감정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공격성이 강한 분노는 컨트롤하는 데 에너지가 많이 쓰입니다. 전쟁 같은 마음 상태가 됩니다. 이런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은 자신을 마비시킵니다. 그래서 분노가 많은 사람들은 분노 이외의 다른 감정은 느끼지 못합니다. 인간관계에서는 세심함이 중요한 요소인데, 세심함을 바탕으로한 친밀한 교제, 대화의 즐거움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감정은 참 오묘해서, 떼론 위장을 합니다. 위장한 감정을 '가짜 감정'이라고 저자는 표현합니다.
사람들이 '가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불편한 감정은 표현하지 않고 그냥 꾹꾹 눌러버리기 때문입니다. 화, 슬픔, 외로움, 수치심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면 위험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무의식 속에 꾹꾹 눌러놓고, 비교적 안전한 '가짜 감정'을 표현합니다.
회피하고 싶은 감정의 심층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수치심으로 연결된다고 합니다. 감정이 사람을 힘들게 하는 이유는 이 수치심 때문인데, 작고 못난 존재라는 수치심이 모든 인간 안에 있고, 이것이 건드려질 때 괴로운 것입니다. 작은 존재라는 인정은 뼈아픈 고백이라 모두가 피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수치심은 인간이 한계가 있는 존재임을 받아들을 때 극복됩니다. 인간은 모순적이고 작은 존재입니다. 인간의 불완전함, 내 개인의 부족함을 받아들이는 것이 자신의 한계를 '초월'하는 방법입니다. 더 큰 존재가 되려고 애쓰지 않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 진다고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렇듯 자신을 있는 그대로, 부족한 부분도 수용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사람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우리의 감정 조절을 도와주는 방법들을 여러가지 소개하고 있습니다.
1. 느낌 알아차리기
오늘 내 기분이 어떤지 물어봅니다. "지금 기분이 어때?" 이때 중요한 것은 일어난 사건이나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기분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자신의 느낌에 민감해지는 것. 감정일지를 쓰면서 어떤 감정을 느낄 때 상황, 대상, 강도를 기록해 보는 방법도 좋습니다.
2. 느낌 표현하기
감정은 밖으로 표현하는 것 자체만으로 충분히 해소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혼잣말을 하든, 감정에 대해 두서없이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압도하는 감정들이 사라지게 할 수 있습니다. 느낌을 표현할 때 중요한 것은 '나'를 주어로 표현하는 훈련입니다. '그런 행동을 하니 내가 기분이 ooo하다' 는 식으로 '나'를 주어로 표현해보세요.
3. 불편한 감정을 환영하고, 부정적 감정일 수록 표현하기
부정적 감정들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감정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닙니다. 감정이 생길 때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불편한 감정이 올라올 때 애써 아닌척 할 필요 없이, 내 감정을 내가 알아주면 그것만으로도 상당부분 해소됩니다. 하지만 억누를 수록 결과는 파괴적입니다. 무의식 속에 쌓인 감정은 점차로 압력이 세집니다. 마치 군중이 모여서 폭도가 되는 이치와 같다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따라서 부정적 감정을 무조건 참지 않고, 화가 났고 그럴만 했음을 인정해 주면서 스스로 진정되게 하는 것입니다. 인정해 주면 감정은 충동성의 힘을 잃게 되는데, 그럼 그 뒤에 숨겨진 감정이 보내는 신호를 읽을 수 있게 됩니다.
4. 감정이 내 것임을 명심하자
누구때문에, 어떤 사건 때문에 내 감정과 인생이 좌지우지 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원인 제공이 있는데 아무렇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감정은 내 것이고, 내가 어떻게 반응할지 충분히 선택할 수 있음을 생각해보는 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누구 때문에, 어떤 사건 때문에 라고 불평과 슬픔 속에 잠겨 있는 남이 인생이 아니라, 내가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바꿔나갈 수 있는 내 인생을 사는 것이죠.
5. 언어를 체크하자
극단적이고, 당위적 언어를 조심합시다.
'항상, 언제나, 늘,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같은 극단적 언어나,
'반드시, 꼭, 분명히, 확실히, 두말할 여지 없이, 하늘이 두쪽이 나도' 같은 당위적 언어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극단적 대신 사실을 표현하는 언어 사용을 권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은 늘 늦어" 보다 "당신 오늘 좀 늦었네" 같은 표현으로 고쳐보는 것이죠.
당위적 표현 대신 소망적인 말을 씁니다. 예를 들어, "분명히 말하는데, 다시는 술마시지마" 대신 "나는 당신이 술을 마시지 않았으면 좋겠어." 와 같이 말해 봅니다.
효율성이 중요한 현대사회에서 감정은 많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너무 '감정적인' 사람은 일을 그르치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할 때에야, 인간을 이해하며 삶을 가로막는 관계의 갈등을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자가 말한 인간의 모순되고 불완전함을 이해한다는 것, 선한 사람과 나쁜 사람을 가르는 이분법적 논리의 어리석음, 화가 난 사람들이 끊임없이 한계가 없는 세상, 불가능한 것들을 꿈꾸게 된다고 설명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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