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른 여섯살의 신경외과 의사였던 폴이란 사람의 인생 드라마를 본 것 같았어요. 동경하는 직업인 의사이지만 그도 삶의 단계마다 고민했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여전히 물으며 괴로워했죠. 그리고 자신만의 답을 찾기도 했구요.
마지막 그의 아내 루시가 말하는 것처럼, 책은 완벽히 완결되지 못했어요. 폴은 그의 병세가 악화하면서 앉아 있는 것도 독서를 하는 것도 힘들어 졌죠.
그러나 이 책은 미완결이기 때문에 완결이라는 말이 맞아요. 차라리 책이 완벽히 구성되고 끝났다면 이런 현실감도 감동도 없었을 것 같아요.
책에는 그의 간절함과 절박함이 묻어나요. 그리고 딸을 향한 사랑도요. 책의 마지막 딸을 향한 그의 메시지는 얼마나 딸을 사랑하는지가 절절하게 묻어납니다.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그의 태도도요. 그냥 사는 게 아니라,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소명을 이루는 삶을 산다는 것이죠. 그리고 우리는 언젠가 우리 삶을 대변해야 하는 날이 온다는 것도요.
저자인 본인은 이 문제를 많이 고민하고 중요하게 여겼던 것 같아요. 그래서 딸이 혹시 이런 고민을 하게 될때, 딸의 삶은 이미 죽어가는 아빠를 기쁨으로 채워줌으로 엄청난 일을 했었다고 말함으로써 딸의 미래의 고민까지 돕고 싶어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세상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바라건대 네가 죽어가는 아빠의 나날을 충만한 기쁨으로 채웠음을 빼놓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아빠가 평생 느껴보지 못한 기쁨이었고, 그로 인해 아빠는 이제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만족하며 편히 쉴 수 있게 되었단다. 지금 이 순간, 그건 내게 정말로 엄청난 일이란다.”

삶은 예측이 전혀 불가능하고, 그래서 불안하죠.
내일은 커녕 오늘 당장 일어날 일도 장담할 수 없어요.
하지만 책에서는 이미 결말을 알고 시작하기 때문에, 이렇게 누군가의 인생 스토리를 볼 수 있다는게 장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책의 제목처럼 무겁고 고단했던 삶도 금새 바람처럼 흩어져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아요. 어떤 확고한 교훈없이도 충분히 삶과 죽음에 대해 느끼는 좋은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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