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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함

[책 추천] 폭풍의 언덕 / 에밀리 브론테

by 흰둥이언니 2020. 5. 6.

리디북스에서 읽고 가져왔어요

어린이들을 위한 버전이라 그림과 함께 편하게 읽었습니당, 고전이 어렵고 부담스러운 분은 저처럼 어린이버전 읽기를 추천해요.. ㅎㅎ

에밀리 브론테는 가난한 목사의 딸로 작가를 꿈꿧다고 해요. 유명한 '브론테 자매' 중 한 사람으로, 언니인 샬럿 브론테는 '제인 에어'를 썼어요. 언니는 큰 성공을 거둔 반면 에밀리는 그렇지 못했는데요. 그녀는 폭풍의 언덕을 쓴 이듬해 서른살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폭풍의 언덕'은 19세기 말부터 빛을 보기 시작하며 인기를 얻었구요. 지금 우리에게도 익숙한 고전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미녀와 야수를 상상했었어요. 폭풍이 몰아치는 언덕에 사는 무뚝뚝한 남자 주인공이 그려진 그림을 상상했거든요. 그 남자가 무슨일을 겪고 그렇게 되었는지,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지는 잘 감이 오질 않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애절한 사랑이야기 일줄은 몰랐네요. 책은 내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었어요. 모든 등장 인물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상대를 사랑했어요. 사랑하는 이를 위해 다른 사람과 결혼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에 말도 안되는 복수로 자신의 인생을 다 받치기도 하죠. 끝없이 기다리고 끝까지 사랑해요. 제가 아는 사랑과는 좀 달랐어요. 오래된 광고 문구 처럼 '사랑은 움직이고' 사랑할 당시는 아무리 진실해도 자꾸 변해버린다고 생각했거든요. 언제나 나는 나이고, 너는 너여서, 나를 아프게 하는 게 많아질수록 지치고 떠나가 버리죠. 그렇지만 캐서린과 히스클리프의 사랑은 그렇질 않았어요. 캐서린은 이렇게 말해요.

.. 다른 사람이 모두 죽어도 그 사람만 있으면 나도 역시 살아 있는 거야. 하지만 다른 사람이 모두 살아 있어도 그 사람이 없으면 세상은 차갑게 변하고 말아. 엘렌, 에드거에 대한 내 사랑은 겨울이 오면 모습이 달라지는 나뭇잎 같은 것이야. 시간이 지나면 변하지. 하지만 히스클리프에 대한 사랑은 땅속의 바위야. 결코 바뀌지 않지. 그 사람은 영원히 내 마음속에 살아 있어. 나 자신이 곧 히스클리프야. 그냥 어떤 기쁨이 아니라 나 자신으로 내 마음속에 있어. 그러니까 우리가 헤어진다는 말은 다신 하지 말아 줘. 그런 일은 절대로 있을 수가 없으니까!” 폭풍의 언덕 | 에밀리 제인 브론테, 김현숙 저 / 리디북스

나 자신이 곧 히스클리프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찌릿한 감동이 있었어요. 어쩌면 누군가를 진짜로 사랑하는 건 내가 그 사람이 되고, 그 사람이 내가 되는 경험인 것 같아요. 그래서 상대가 울면 나도 슬프고, 상대가 웃으면 나도 마냥 행복한 거겠죠. 내 세계와 상대의 세계가 합쳐져 하나가 되는 확장의 경험인 것 같아요. 그건 꽤 엄청난 일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경험이 없지만, 만약에 읽으시는 분에게 있다면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 한번 곱씹어 보심 좋을 거 같아요.

대사들이 너무 주옥같았어요. 그리고 대부분 제 3자에게 털어놓는 형식이어서 은밀하고 더 진실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어요. 

하긴 나한테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캐시를 생각나게 해. 흘러가는 구름과 모든 나무, 밤이나 낮이나 눈에 뜨이는 온갖 것 속에서 캐시의 모습이 떠올라. 온 세상이 캐시가 여기 살았었다는 것과 지금은 내가 그 여자를 잃었다는 무서운 기억을 떠올리게 한단 말이야. 헤 폭풍의 언덕 | 에밀리 제인 브론테, 김현숙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캐시가 죽는다면 그 순간부터 나한테는 이 세상이 지옥이니까. 폭풍의 언덕 | 에밀리 제인 브론테, 김현숙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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